감상 14

[감상] M. 스캇 펙, 아직도 가야 할 길

아직도 가야 할 길 M. 스캇 펙 열음사 군대에 있을 때 진중문고를 읽는 도중에 읽었다. 아마 융의 심리학 책을 읽은 뒤 유사한 내용이라고 생각해 읽었을 것이다. 하도 예전이라 정확히는 기억이 안난다. 그리고 융과 은근히 궤를 같이 하는 면이 있다. 물론 융은 영성 심리학자였고 이 책의 저자 스캇은 정신과 의사니까 두 사람의 연구 및 상담은 겹치는 부분은 있었어도 그 본업은 달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스캇 펙은 하버드 대학교에서 석사,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에서 박사를 하고 미 행정부에서 심리상담자로서 일하기도 했다. 의대생이면서도 개신교적 영성을 심리학 및 정신의학에 통합한 사람은 상당히 드문 케이스이기 때문에 이러한 저서를 찾기란 꽤 어렵다. 다 읽고 나서 메일이라도 보내볼까 했으나 이미 고인이어서-...

여름/책 2014.10.24

[감상] How I met your mother

How I met your mother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나오는데 배우 이름까지 다 찾아쓰지는 못하겠다. 아, 그리고 스포 있음. 샷은 없지만 글로 스포. - 토익 듣기 공부한다고 보기 시작한 드라마였다. 아는 누나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약간 성적인 코드가 유난히 웃긴 것도 있고, 하여튼 재미있어서 시즌1을 다 보았다. 다 보는데 이틀 안걸린 듯- 추천 시즌은 시즌1, 4, 8, 9 정도. 시즌2, 3, 5, 6, 7은 별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테드가 '내가 어떻게 너의 엄마를 만났는지' 딸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지금 다시 보는 중인데 시즌6 추천! 내가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유난히 안보기도 하지만 이 시트콤은 내가 처음 겪는 형태의..

[감상]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열린책들 나의 생각을 뛰어넘는 것을 내가 설명할 수 없다. 방대한 지식은 정리를 할 수 있지만 심오한 지식은 정리를 할 수 없다. 지식은 깊을수록 그것을 얻는 자에게 이득이 되지만 그것을 소화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뿐이다. 처음에는 이 소설이 현학적이고 아는 척하는 글이라고 생각했다. 늘상 나오는 투의 표현과 문장들로 가득 차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인 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이겉으로만 핥고 끝나는 소설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차츰차츰 책에 빠져들었고 어느새 다 읽었지만 그 소감을 쓰기란 너무 어렵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저 싸구려 표현으로 치부될 뻔한 많은 말이 조르바의 방대한 경험..

여름/책 2013.09.15

[감상] 김병륜, 그때 그날

그때 그날 김병륜 삼우사 남침이니 북침이니 논란이 됐던 한국전쟁. 분단의 일원인, 혹은 본원인 한국전쟁은 세계전쟁사에서 사상자가 세번째로 많았던 전쟁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북침이라는 내용은 별로 논란거리가 될 내용은 아니다. 자랑스러운 내용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는 개전 사흘 만에 북한군에게 서울을 점령 당했다. 일국의 수도가 개전 사흘 만에 점령되었는데 북침이라는 주장은 좀 무리가 있지 않은가. 최근 소련이 공개한 자료에서도 밝혀졌듯이 한국전쟁은 치밀하게 계획된 남침으로 시작되었다. 지상 다섯 개 축선, 해상 일 개 축선으로 쳐들어온 북한군은 사흘 만에 서울을 점령한다 한국전쟁의 전사를 읽다보면 백골부대, 수도사단 등 당시 쟁쟁했다던 사단들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만 6사단의 분전이..

여름/책 2013.08.16

[감상] 알베르 카뮈, 이방인

이방인 알베르 카뮈 문학마을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살아간다. 어떤 의미 있는 일에 열정적으로 종사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어제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을 산다. 자신의 의지대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세상이 그에게 그런 착각을 만들었을 뿐이다. 사람들은 수동적이고 감정의 변화로 상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상황의 변화에 따라 감정을 바꾼다. 뫼르소 또한 남들처럼 회사를 다니고 양로원에 계시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시자 무감정하게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가 장례식이 끝났을 때 느낀 것은 지독한 피로감에 '이제야 잘 수 있겠구나.'라는 것이었다. 그는 그후에도 항상 그래왔듯이 회사를 다니고 마리를 만난다. 마리가 자신을 사랑하냐고 물을 때 '사랑해야 하는 거라면'이라는 식이고 ..

여름/책 2013.08.16

[감상] 에드거 앨런 포, 포우 단편선

포우 단편선 에드거 앨런 포 책만드는집 나는 에드거 앨런 포를 공포소설 작가로 알고 있었다. 뒤팽이 나오는 추리소설도(있다는 것만) 알았지만 어릴 때 공포소설집에서 그가 쓴 소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본 것은 그때 읽은 소설을 제대로 이해 못했기 때문이다. 포의 소설은 대체로 귀신이나 괴물 등이 나와서 무서운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 또 그 환경이 불안하고 음울해서 무섭다. 어릴 때는 그 음울함에 기분이 나빠 제대로 읽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에드거 앨런 포는 되는대로 살았던 사람이다. 머리는 굉장히 좋았다고 하지만 도박과 마약에 손을 대고 13살 아내는 그의 악벽으로 죽었다. 자신이 기성의 도덕에 환멸을 느껴 그렇게 살았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그의 진심인 지 핑계인 지는 모르겠다. 그는 ..

여름/책 2013.08.14

[감상] 레프 톨스토이, 톨스토이 단편선

톨스토이 단편선 레프 톨스토이 인디북 톨스토이의 단편 문학은 일반 소설들과는 다르게 실화와 같은 느낌을 준다. 정겹고 소박하며 따스한 느낌을 주는 그의 소설들은 마치 할머니가 베갯머리에서 손자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 같다. 톨스토이는 사랑을 직접 기술한다. 그가 기술하는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혹은 하느님의 사랑이다. 그의 단편선을 읽으면서 동일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러한 사랑들, 그리고 그러한 사랑의 따스함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타락한 천사를 통해 톨스토이의 정신을 직설적으로 드러낸다. 하느님께서 천사에게 낸 문제, '사람 안에 무엇이 있는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지'의 답은 톨스토이가 천사의 입을 통해 직접 전달하려는 것이다. ..

여름/책 2013.08.14

[감상] 조창인, 등대지기

등대지기 조창인 밝은세상 책을 펴는 순간부터 결말이 뻔히 예상되는 소설이다. 등대를 선택한 재우, 어릴 때부터 유난히 재우의 형만 아꼈던 어머니... 누구나 책을 여는 순간 '사실은 어머니께서 당신 모두를 사랑하셨다.'라는 테마를 떠올렸을 것이다. 뻔하고 소박한 이야기.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읽었다. 김정현 '아버지'를 읽을 때처럼 그러한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다. 등대는 외로움의 상징이다. 고립된 장소에서 불을 켜는 일을 생업으로 등대를 지켜야 한다. 재우는 모진 어머니, 형과 인연을 끊고 등대로 들어온다. 그리고 8년, 형과 누나에게서 치매 걸린 어머니를 모셔달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재우는 자기 먹고 살 것만 추구하고 어릴 때는 자신을 괴롭힌 그들의 부탁을 듣기 싫지만 결국 어머니를 모시게 된다. 그리..

여름/책 2013.08.13

[감상] 파울로 코엘료,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히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사진 저장이 안되네요. 뭐, 유명한 책이니까. -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 지 알기 위해서는 죽음을 앞에 세워놓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죽을 자는 그 끝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안다. 욕심의 덧없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어떤 것이 남겨질 지 알고 지낼 수 있는 평온함이 필요하다. 자살을 결심한 베로니카는 수면제를 잔뜩 먹지만 죽지 모하고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다. 그녀는 닷새 간의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죽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녀는 미친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두려워 한다. 코엘료가 부여한 이 상황, 시한부 선고를 받고 정신병자들의 곁에서 지내는 것은 그가 ..

여름/책 2013.08.13

[감상] 헤르만 헤세, 정원 일의 즐거움

정원 일의 즐거움 헤르만 헤세 이레 헤르만 헤세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작품은 '데미안'과 '수레바퀴 아래서'였다. 그는 통칭 성장소설로 불리는, 내면적인 성숙을 주된 주제로 하는 글을 많이 썼다. '데미안'이나 '수레바퀴 아래서'는 어둡고 무거운 느낌의 필체였는데, 이것은 헤르만 헤세가 쓴 소설의 대표적인 면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건조하고 관조적인 필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지 않고 도발적이고 파괴적인 면 또한 나타난다. 헤르만 헤세는 유년이 성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부드러운 성장이 아닌, 기존의 내면을 깨부수는 파괴적인 '통과의례'를 꼭 서술한다. 그러나 '정원 일의 즐거움'은 그러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헤르만 헤세는 여전히 건조한 필체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타 소설과는 달리 어둡고 건조..

여름/책 2013.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