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책

[감상] 노자와 히사시, 연애시대

전병주 변호사 2013. 8. 12. 10:34

 

연애시대

노자와 히사시

소담출판사

 

  연애시대는 이혼녀와 이혼남의 이혼 후 재결합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하루는 첫 애를 사산하고 그 때 자신의 곁에 없었던 리이치로와 갈등을 겪고 이혼한다. 이혼 후에도 그들은 결혼기념일마다 만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지만, 어느 날 말다툼 후에 서로에게 이성을 소개시켜주기로 한다.

 

  리이치로는 하루의 친구를 만나고 하루는 리이치로의 친구를 만난다. 그밖에 리이치로는 어릴 적 첫사랑 다미꼬와, 하루는 교수와 연애를 한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가 아닌,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할수록 채워지지 않는 빈 자리를 느끼고 서로를 그리워한다. 그리고 갈등의 시작이었던 사산의 날, 하루는 리이치로의 친구에게서 리이치로가 도망쳤던 것이 아니고 죽은 첫 아이 신노스케가 있는 영안실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을 듣는다.

 

  글쎄, 나는 이 모든 이야기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리다. 또, 연애를 그렇게 많이 해본 것도 아니고 이렇게 깊고 서로를 그리워하는 그런 사랑은 더더욱 해본 적이 없다.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기도 하지만 나는 처음의 감정이 너무 빨리 식어 금방 상대에게 무관심해진다. 그리고 내가 연애하는 감정은 사랑이나 열정에서 싹트는 것이 아니고 단순한 호기심과 외로움에서 싹튼다. 그런 나에게 지속적인 사랑이라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연애시대를 읽으면서, 하루와 리이치로의 사랑이 부러웠다. 그들처럼 이혼 후에도 서로에 대한 정과 그리움으로 만나는, 그런 사랑을 해보고 싶다. 혹자는 너무 질질 끄는 구질구질한 만남이라고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이혼과 함께 끝낫던 것이 아니다. 리이치로가 육감적인 가스미와 순수했던 첫사랑인 다미꼬를 만나면서도 하루를 만났던 것, 하루가 열정적인 한 남자와 똑똑한 교수를 만나면서도 리이치로를 만난 것은 그들의 사랑이 이혼으로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어찌 보면 남자와 여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사랑을 각자 이혼 후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재결합하게 된 것은, 서로에 대한 애정과 그들이 만들려고 했지만, 작고 슬픈 우연으로 인해 끝내 만들지 못한 미래 때문이 아닐까.

 

-

 

  역시 군대에서 읽었고,

  좀 편집증인 생각일 지도 모르지만, 리이치로는 딴 여자와 자고 다니고 하루는 딴 남자와 자고 다니지는 않는 것, 어쩌면 남녀에 대한 일본 사회의 고정적인 관념을 드러냈거나, 작가가 소설의 완성도를 위해 그런 식으로 구성한 듯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