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를 드리고 성체를 모시고 고해를 하는 것이 천주교 신자가 해야 하는 일의 전부는 아니다. 대부분 그렇게 지내면서 자신들이 완벽한 천주교 신자인 것처럼 생각하지만, 과연 그러한 일을 한다고 해서 그들이 전부 바른 천주교 신자일까?
하느님을 믿는 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것은 '노력'이다. 사람들은 별다른 노력 없이 그저 미사에 참석하는 것만으로 자신들의 신앙심이 깊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느님의 실재를 믿지 않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신앙을 하게 된다. 나 또한 그랬다. 난 심지어 있지 않고, 그저 운명과 같은 것을 하느님이라고 부르는 것이라고 가정했다.
그러나 하느님을 믿는 일 또한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기도 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미사 참석? 일주일에 한번, 그것도 한시간. 과연 168시간 중에 1시간 미사 참석을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이 바뀌겠는가? 신앙의 생활화는 1/168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
그렇다면 매일 미사를 참석하고 평소에 기도를 하고 성서도 공부한다면? 엄청난 발전이다. 그러나 그것이 신앙의 생활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공부할수록 머리가 굵어지기 때문에 독선에 빠질 수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신앙과 현실을 떼어놓고 생각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언행일치, 혹은 말씀의 실천을 신자의 최종 목표로 보아야 한다. 그저 공부한 것을 말로만 떠들어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의 현장에서 그러한 말씀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 그래서 실제로 사랑이 필요한 이들에게 사랑을 나누어주는 것이 신자들의 삶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은 말만 한 것이 아니라 행동을 보여주셨다. 제자들과 사람들에게 한두 번의 기적을 보여준 것이 아니라, 꾸준히 그들과 함께 하셨다. 하느님을 믿고 안믿고도 중요한 문제는 맞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고 천주교의 본질이 아니다.
하느님을 증명하는 것? 신앙은 과학은 아니다. 회피하는 것이 아니고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리고 증명유무가 중요한 문제도 아니다. 신앙은 실천이며, 사랑을 나누어주는 것, 그것이 천주교 신자들의 본질이 되어 '하느님을 믿고 안믿고'로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모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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