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주교 신자라서 갈등을 겪게 된다. 사실 개신교처럼 미친듯이 전도하려고 하고(물론 이건 편견에 찬 말이긴 하다.) 네비게이토처럼 지나가는 사람 다 붙잡지는 않지만 나 또한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 입장인 것은 맞다. 미사는 언제나 주님과 함께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라는 말로 끝난다. 단지 미사 시간에 앉아있는 것만으로 내가 신자인 것은 아니며 하느님의 존재를 알리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미사 시간에 들은 말씀을 전하는 것 또한 신자의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에.
하지만 들을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소용없다. 또, 이야기에서 종교적 색채가 띠면 몸뿐만이 아닌 마음을 돌려버리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 난 그런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할 자신이 없고, 전하고 싶지도 않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종교적 색채를 띤 이야기를 하는 것이란 어렵다.
어쩌면 전혀 갈등할 일이 아니건만, 난 사람을 만나게 되면 갈등해버린다. 갈등이 된다. 저절로, 그냥 그렇게 마음이 움직인다.
내가 내 믿음에 자신이 있다면 지금보다는 나을까.
내 모든 결심은 하나로 귀결된다. 내가 더 신앙이 깊어지면, 내가 더 기도하면, 그때는 말하리라고. 내가 더 바르게 살고 내가 더 기쁘게 살면 사람들에게 더 잘 다가갈 수 있을 것이며 사람들은 그런 나의 근원이 하느님인 것을 알 것이라고.
바른 말이며 정도(正道)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생각의 허점은 바로 이 생각이 '핑계'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더 나은 내가, 더 오롯한 주를 모시는 내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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