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지진은 일본대지진이라고 불러도 되는 급인 것 같다.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지진이라니... 지진이 폭발적이다.
학교에서 개강총회에 잠깐 들렀다가 친구들과 저녁을 먹는데 뉴스에서 [속보]라고 뜨면서 갑자기 8.8도의 지진이 일어났다는 내용이 나왔다. 화면은 별 화면 안나오는데 아래에 계속 온갖 기사가 다 떴다. 사실 무식한 일이지만 8.8도가 얼마나 큰 건지 몰라 당시에는 그냥 '아,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났구나.'했다.
그런데 찾아보니까 현재까지 일어난 최고 진도가 9.1...(뭐, 9.2일 수도 있고...)
그리고 이어지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에(현재 3차 폭발 위기) 후쿠시마에서 도쿄, 미야기 현 쪽으로 계속 내려오고 있는 추세. 끔찍한 일이다. 이제는 TV를 켜든 인터넷 뉴스를 들어가든 일본 지진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그만큼 큰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짧은 문장으로 표현해서 좀 그렇지만 슈퍼그레이트스페셜아토믹울트라메가하이퍼급 지진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내진 설계가 뛰어나다는 그 일본에서 사흘 사이에 2000명의 사자가 확인됐으며 동시에 겹친 쓰나미로 인해 40000명이 죽었을 거라는 예측이 나왔다. 하루에 바닷가에서 몇백구씩 시체가 발견되니 이것이야말로 대재앙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일이다.
그리고 인터넷 세상에서는 여전히 병신들끼리 싸우고 있다.
일본측
1. 우리나라가 힘들 때 도와주려는 한국이 정말 고맙다.
2. 한국인들이 지진을 틈타 약탈하고 부녀자를 강간한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일본이 대지진 때문에 위험해지자 한국인들이 좋아한다고 하고, 관동대지진 그 개날조사건을 사실인 것처럼 링크 퍼뜨리고 있고.
우리나라
1. 과거가 있어도 생명은 살려야 한다. 일본을 돕자.
2. 씹새끼들, 개짓 하더니 잘됐다. 이 참에 다 뒈져버려라. 그러니까 왜 죄를 짓고 사냐?
뭐, 대충 이런 찬반 논란.
나도 그냥 네이트에서 '돕자.'는 댓글 썼을 뿐인데 베플 되고 악플 달렸다. 베플 될 지도 몰랐는데 도대체 악플은 왜 다는 거임...
일본어를 배우는 선생님께 가서 그 얘기를 하자 '돕자는 댓글을 다는 것이 감정을 격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서로 가만히 있는게 좋다.'라는 말을 듣고 그냥 '알겠습니다.' 이러고 말았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일본과의 과거와는 상관없이 지금은 도와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상황이 감정적으로 보았을 때는 '개새끼들, 과거에 지랄하더니 이 참에 한번 혼나봐라.'라는 연결은 될 지 몰라도 과거와 이번 대지진, 쓰나미와는 아무 연관은 없기 때문이다.
뭐, 솔직히 나도 대지진 일어났다고 했을 때 잠깐이나마 '병신 일본 새끼들.' 뭐, 이런 생각이 떠오르긴 했다. 곧 생각을 고쳐먹었다. 어쨌든 수천명이 죽어나가고 있으니까.
가족이나 친척이 일본에 있는 사람은 물론이고 친한 일본인이 있는 사람만 하더라도 아마 '드디어 일본이 침몰하는구나. 기쁘다.'라는 생각 같은 건 하기 힘들 것이다. 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그런데 이것이 국가와 공동체의 생각으로 가게 되면 충분히 '일본 침몰해라!'라는 병신개드립이 나올 수 있다. 그게 쉬운 우리말로 냄비근성.
난 일본을 도우러 갔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돕지 않는 것까지는 상관없다. 그런데 이 일과 상관없이 감정적으로 일본을 욕하고 '이번 일과는 아무 연관없는 과거' 사건을 굳이 꺼내서 뭐라고 하는 건... 솔직히 이해는 가지만 동조하고 싶지 않다. 사람이 뒈져나가는데.
내가 우리나라에 사니까 우리나라 사람에 관해서 얘기한 거지만 일본도 똑같다. 인터넷 세상, 익명의 세상은 악담의 천국이다. 정말 현실과 인터넷을 잘 구분해서 사는 사람들이다. 왜 어떻게든 불화를 조장하려는 걸까?
난 좋은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항상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굳이 '조선인들이 강간하고 다닌다!'라는 글을 링크하는 쪽바리 새끼들을 이해할 수는 없다. 난 솔직히 일본이 싫다. 난 국사를 열심히 배웠고 근현대사를 열심히 배웠기 때문에 다소 비뚤어졌을 수도 있지만, 일본이 싫다. 일본이 정말 싫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나라가 일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똑같은 놈들이 되긴 싫다.
'바람 > 여우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일본 대지진 (0) | 2011/03/14 |
|---|---|
| 땅굴 (1) | 2011/03/03 |
| 박재범 사태 (0) | 2011/02/17 |
| C대학 새터 물의 (0) | 2011/02/06 |
| 나치의 유태인 학살 (0) | 2011/01/01 |
| 남 얘기 좋아하는 세상 (0) | 2011/01/0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