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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컴. David Robert Joseph Beckham.

  퍼거슨의 아이들 중의 한명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7번이었다. 보비 찰튼, 조지 베스트, 에릭 칸토나 등의 뒤를 이어 맨유의 7번을 단 것만으로도 그의 존재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후에는 퍼거슨 감독과의 불화설로 인해 레알 마드리드로 쫓겨나듯 떠나버렸지만...

  마라도나, 호나우두, 지네딘 지단 등 뛰어난 선수가 많았다. 그들은 자신의 존재만으로 경기를 결정지을 수 있는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내가 그들보다도 베컴을 더 좋아하는 것은 경기를 효율적으로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베컴의 오른발은 이미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아니, 정평이 난 정도가 아니라 세계 최고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베컴의 오른발이 닿은 공은 경기의 모든 복잡성을 한번에 단순화시키면서 같은 팀 선수에게 전달되어 경기를 결정 짓는다. 그의 크로스는 필드 위의 상대팀의 모든 선수들의 머리 위를 지나가 동료 선수에게 떨어져 그 선수가 한번에 골을 넣을 수 있도록 한다. 베컴이 공을 잡으면 그를 압박하러 달려오는 선수들은 허탈해질 것이다. 공을 잡은 순간 베컴은 그의 넓은 시야로 빈 공간에 자리 잡은 같은 팀 선수에게 자유롭게 공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오른발의 역할은 '택배 크로스'를 올리는 것뿐만이 아니다. 베컴은 경기 흐름을 한번에 바꿀 수 있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이기도 하다.

  상대팀이 파울을 한다. 프리킥을 얻어낸다. 그것이 골대에서 30m 이내의 거리라면 베컴은 얼마든지 상대 골문에 골을 집어넣을 수 있다. 한 유명한 감독은 베컴이 뛰고 있는 경기에서 페널티 에어리어 주변에서 파울을 하는 것은 경기를 지려고 작정한 것과 같다고도 했다.

  그는 그 프리킥을 성공시키기 위해 연습이 끝나고도 수없이 프리킥을 연습했다. 그가 공을 감아차는 정도는 같은 축구선수의 눈마저도 의심케 할 정도이다. 그 감아차기를 위해 그는 부단히 노력했다.

 

  베컴은 스타성으로 더 알려진 선수이기도 하다. 그러나 위에서도 썼듯이 그는 정확하고 빠른 크로스로 같은 팀 동료를 100% 활용할 수 있고 어떠한 순간에도 데드볼을 깔끔하게 다루어 골을 만들어낼 줄 안다. 또, 끊임없이 노력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필드 위의 모든 복잡한 상황을 단숨에 정리하는 능력, 필요한 때에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는 능력, 34살까지도 현역으로 풀타임 출전이 가능한 지속적인 관리. 물론 주요 경기에서의 페널티킥 실축이나 (주로 아내 빅토리아 베컴과 관련된)사생활 문제 등은 베컴의 단점으로 불린다. 그러나 그의 장점은 그러한 단점을 모두 덮을 수 있다.

  베컴은 아마 모든 감독들이 원하는 축구선수일 것이라고 감히 말해본다.

-

  좀 옛날에 쓴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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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전의 밤에 (大停電の夜に)
2005

  군대에 있을 때 까만 표지에 마치 그림자처럼 빌딩이 새겨져 있는 책을 읽었다. 제목은 대정전의 밤에, 라는 다소 차갑고 무서운 제목이었다. 군대에 있을 때는 할 것이 없기 때문에 이 책 저 책 가리지 않고 다 읽는다. 이 책도 그렇게 읽었다.

  대단히 따뜻한 소설이었다고 기억한다. 난 이 책을 두번 읽었다.

  정전으로 칠흑 같이 변한 도쿄에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서로 엎치락뒤치락 전개된다. 그리고 그들에게 따뜻한 해피엔딩이 주어진다.

  그리고 문득 이 소설이 기억나 검색엔진에 '대정전의 밤에'라고 쳤는데 영화가 있었다. 소설을 쓴 사람과 영화 감독의 이름이 같았다.
  난 영화를 보았다.

  -

  영화와 소설은 같았다. 내가 책에서 받았던 느낌 그대로 영화에서 받았다.
  정전, 대정전.
  한 대도시가 갑작스럽게 정전이 되어 어둠에 감싸인다면 아마 우리가 거기서 받는 느낌은 안온함, 고요함보다는 불안하고 혼란스러움일 것이다. 그러나 작가-영화감독은 갑작스럽게 어둠이 내린 도시를 배경으로 따뜻하고 아름다워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이야기들을 그려냈다.

  유방암으로 내일 가슴절단 수술을 해야 하는 마이코.
  천체를 바라보다가 자살하려는 마이코를 발견하는 쇼타.
  아내에게 결혼하기 전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듣는 쇼타의 할아버지 요시카즈.
  자신이 낳은 아들의 연락을 받는 사요코.
  시한부가 선고된 아버지께 자신을 낳은 어머니에 대한 사실을 들은 료타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료타로에게 차인 미스즈.
  료타로가 사요코를 찾아간 사이 과거 사랑했던 남자를 찾아가는 시즈에.
  시즈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던 기도.
  바를 운영하는 기도를 매일 보는 노조미.
  5년 만에 출소해서 다른 사람의 아이를 낳는 여자를 병원으로 데려가는 긴지.
  긴지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린 채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레이코.
  크리스마스가 되어 상하이에 있는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려는 리동동.

  이들의 이야기가 하나둘 퍼져나가며 혼란스러워야할 것 같은 도쿄를 안온함으로 물들였다.

  -

  인물이 너무 많아서 처음 본다면 헷갈릴 수도 있다. 책은 좀 그렇다. 그런데 영화는- 내가 책을 두번 읽고 봐서 그럴 지도 모르지만 이해하기 쉽다.

  -

  사실 대사는 기억에 남는 게 없다. 다만 기억에 남는 Scene은 두개 있다.

  시즈에가 빨간 우산을 쓰고 와서 기도의 바 건물 밖에서 창문 너머로 기도를 바라보다가 살짝 인사를 하고 몸을 돌려 내려오는 장면.

  긴지가 자신이 복역하는 동안 레이코가 낳은 아이인 진야에게 산타 변장을 하고 가서 선물을 주고 오는데 진야가 따라나와서 외치는 장면.
  "산타 할아버지! 내년에도 오실 거죠?"

  정말 눈물나려는데 상도역에서 혼자 MP3 화면 보면서 울 수가 없어서 참았다. 그래도 눈시울이 붉어지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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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걷는 소녀
東京少女: Tokyo Girl, 2008
주연 이토 카호(印東夏帆), 사노 카즈마(佐野和真)

군대에서 병장 시절, 일요일 오후에 뒹굴거리다가 TV를 틀었는데
미래를 걷는 소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밤도 아니고 멜로영화를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가 너무 기억에 남아 다이어리에 적어뒀다.

어쩌면 다들 예상했을 결말.
글쎄, 이건 멜로라 하긴 좀 그렇다.
사랑이라고는 할 수 없고- 우정보다 좀 더 진한 감정?
...사랑인가.

우연히 계단 사이로 떨어진 휴대폰이 웜홀을 통과해 백년 전으로..
어차피 이건 판타지 로맨스.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마찬가지로 같은 시간에 존재하지만
같은 시간에 존재하면 안되는 두 사람이기 때문에
이루어질 수 없었다.
일단 만날 수가 없었고-
휴대폰 배터리도 무한이 아니고(하지만 휴대폰치고는 굉장히 오래 감. 영화니까^^)

서로 통화가 가능하니 이걸 다른 시간이라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같은 시간이라 하기에도 무리는 있지만-

난 몇개 모르지만 시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는
예전부터 많은 이야기들의 소재였다.

역시나 끝에는 아쉬움이 남는 영화.
멜로 영화란 이런 식으로 끝을 맺는 것이 대부분이기도 하고
이런 끝맺음 외에는 방법이 없기도 하지만
제작자의 의도대로 난 아쉬웠다.

여운이 남는 영화.
아름답다.

이런 류의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사랑은 뭐든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

時は離れていても、君の心は近くに感じる。
비록 시간만은 떨어져 있더라도, 너의 마음만은 가까이 느껴져.






아래는 캡처와 플롯.

나츠메 소세키의 제자로 소설을 쓰는 미야타 토키지로(사노 카즈마).
소설에 혼이 없다는 이유로 매번 거절 당한다.
국문과 교수와 재혼하고 싶어하는 어머니와 그에 반대하는 미호(이토 카호).
미호는 16살인데 SF소설을 쓰고 있다.

미호는 국문과 교수, 어머니와 모인 자리에서 '난 이 결혼 반대야!'라고 하고는 나온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오다가 휴대폰을 떨어뜨리는데 그것이 웜홀을 통과해서
100년 전 미야타 토키지로에게 떨어진다.

그리고 통화가 된 두 사람.
물론 서로 사는 시대가 다르다는 걸 모르지만 여차저차 해서 자신들이
백년의 시차를 두고 통화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전화가 되는 것은 달이 휘영청할 때만 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고.

미호는 토키지로가 나츠메 소세키의 제자라는 것을 알고 놀라고
토키지로는 미호 또한 SF라는 공상 소설을 쓰는 소설가라고 해서 놀란다.

계속되는 출판사의 거절에 토키지로는 미호에게
자신의 책이 혹시 미래에도 알려진 것이 있나 묻게 된다.

미호는 열심히 찾아보지만
소세키에 관한 책에도 없고
심지어 어머니와 재혼하려는 국문과 교수에게도 물어보지만 그도 잘 모른다.

토키지로에게 전화를 못하는 미호.
토키지로는 계속되는 출판사의 거절에 좌절하고
마침 가업을 물려받으라는 아버지의 편지에 갈등한다.
하지만 토키지로를 믿는 여동생은 아버지의 편지를 휴지통에 구겨 넣어버린다.

그리고 토키지로는 미호에게 전화를 건다.
미호는 당황하지만 토키지로는 웃으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나온 책을 안찾아봐도 돼.'라고 하며
'노력은 꿈을 싣고 오니까.'라는 말과 함께 말을 맺는다.
그리고 즐겁게 통화하는 도중 차소리가 들리자 미호는 밖을 보게 되고

국문과 교수에게 입을 맞추는 어머니를 본다.
그리고 그녀는 전화를 끊고 어머니에게 따지러 내려 간다.
어머니는 미호를 이해시키기 위해 이야기를 하지만 미호는 듣지 않고 다시 방으로.

그리고 갑자기 전화를 끊은 미호가 걱정돼 토키지로는 다시 미호에게 전화를 건다.

미호는 어머니가 재혼하면 자신만 홀로 남아버릴 것 같다며,
그래서 자신이 결혼에 반대하게 된다고 토키지로에게 털어놓는다.
토키지로 또한 아버지가 자신이 15살 때 재혼하고 따로 산다고 한다.
하지만 토키지로는 부모 또한 자신의 삶이 있기 때문에
자신도 결국 재혼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미호는 이야기를 이해하고
둘은 낮에 달이 뜨는 날을 골라 데이트 약속을 잡는다.
둘은 같은 장소에서 카레도 먹고

백년 동안 남아있던 에리젠이라는 가게도 들어간다.
에리젠에서 토키지로는 주인에게
'백년 후에 미호라는 여자가 이것을 찾으러 올테니 맡아달라.'고 부탁한다.

비록 시간만은 떨어져 있더라도, 너의 마음만은 가까이 느껴져.
미야타 토키지로.

토키지로가 선물을 맡길 때 옆에 있던 꼬마(나나미)가
미호가 받으러 갈 때의 할머니가 되어있었고
할머니는 웃으며 어린 나나미, 자신과 대화를 한다.
그리고
할머니는 뜬금없이 토키지로에게 고맙다고 한다.

데이트는 끝나고.
어머니는 미호에게 '네가 싫다면 재혼하지 않을게.'라고 하지만
미호는 아니라고, 자기가 너무 어머니 생각을 안한 것 같다며
다음날 셋이서 식사를 하자고 한다.
그리고 셋이 만난 자리에서

국문과 교수는 나츠메 소세키 문하에는 미야타 토키지로라는 문하생이 있었으며
별다른 작품없이 백년 전 오늘, 연못에 빠져 죽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물에 빠진 나나미를 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가라는 미호와

끊기는 휴대폰.

미래를 걷는 소녀
백년 후 이 소설을 읽을 그대에게 바칩니다.
비록 시간만은 떨어져 있더라도, 너의 마음만은 가까이 느껴져.

토키지로의 비석 앞에 꽃다발과 백년 후 출판된 그의 소설을 놓는 미호.

나를 지켜봐줘, 토키지로.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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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1. 영화 기본정보.
2. 감상.
3. 플롯(스포일러), 사진 첨부.
시간을 달리는 소녀
時をかける少女, 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2010
주연 나카 리이사(仲里依紗), 나카오 아키요시(中尾明慶)


애니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찾다가 보게 된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시간이동을 모티브로 잡은 것 빼고는 애니와는 내용이 다르다.

사고를 당한 어머니의 말을, 어머니가 사랑했던 과거의 남자에게 전하기 위해
시간을 뛰어넘어간 소녀의 이야기.

난 이런 이야기가 좋다. 판타지적 요소라고 할까.
시간을 뛰어넘는 설정.
그 사이에 피어나는 사랑.

과거와 미래가 나오면 감초처럼 등장하는 망각.
오블리비아테!

시간의 흐름을 망치지 않기 위해
불행한 결과를 알면서도 그 미래로 달려가는
그러한 사랑 이야기.

그래서 더욱 아쉬운 사랑.
이루어진 것 같으면서도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 이야기.

시간을 달리는 소녀.




다음은 캡처와 함께 플롯.

어머니의 사고 소식에 병원을 찾은 아카리.
그리고 위로해주는 이웃 고로 씨.
자신이 1974년 3월에 아키타로 가는 버스를 타야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이 버스 티켓을 집에 두고 와서 자신만 못갔다고.
그런데 그 버스가 사고가 나서 승객들이 다 죽었다고.
자신의 친구들도 다 죽었지만 자신은 그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카리를 위로한다.

어머니의 사고로 어머니의 부탁을 듣는 아카리
'과거로 가서 그 남자, 후카마치 카즈오를 만나 사진을 전해줘.'
어머니가 말한 과거는 1972년 4월.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어머니가 만든 비약.
마시고 원하는 날짜를 빌면 시간을 뛰어넘어갈 수 있다.

1974년 2월의 실험실.
아카리의 실수로 잘못된 시간대로 타임리프 한다.
어머니의 그 남자를 찾는데 도움을 주는 료타(나카오 아키요시中尾明慶)와의 만남.

시간차를 계산해서 어머니 찾기.
어머니가 다니던 학교 앞에서 사진을 들고 어머니를 찾는다.

신문사 사람에게 구걸해서 후카마치 카즈오를 찾는다는 광고도 내고.

료타가 찍는 영화의 엔딩 씬에도 출연하고.

그리고 학생시절 어머니와의 만남.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후카마치 카즈오라는 남자는 알지도 못한다고 하고..
현재에서는 결혼한 상태지만 떨어져 살며 자신을 보러 오지도 않는
고테츠를 그때부터 사랑했다.

그러나 알고보니 후카마치 카즈오는 2698년의 사람(-_-;;)
2698년에서 아카리와 료타가 낸 '후카마치 카즈오를 찾습니다.'라는 광고를 본다.

그는 1974년으로 돌아와서 아카리에게 아카리 어머니와의 일을 말해준다.
이야기의 끝은
'나는 그녀를 사랑했지만 내가 미래에서 왔기 때문에,
 미래에 혼란을 없애기 위해 그녀의 기억을 지웠다.'

후카마치 카즈오가 아카리 어머니의 기억을 지우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말.
"하지만 꼭 미래의 너를 만나러 갈게."

아카리 어머니 또한 기억은 지워졌으나 잊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후카마치 카즈오가 사용한 타임리프 약의 라벤더 향.

후카마치 카즈오는 아카리에게 아카리 어머니를 만나러 가겠다고 한다.
그리고 아카리보고 이제는 원래 시간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아카리는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도움을 줬던 료타를 만난다.

영화감독이 꿈인 료타는 자신이 만든 영화 시디를 아카리에게 준다.
그리고 오늘 야간버스를 타고 고향, 아키타에 간다고 한다.

그리고 고로 씨가 말해줬던, 료타가 오늘 타는 버스가 전복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아카리.
료타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지만 후카마치 카즈오가 미래를 바꾸면 안된다며 막는다.
그리고 후카마치 카즈오는 아카리의 기억을 지우고 미래로 보낸다.

기억이 지워진 채로 돌아와 어머니의 병실을 찾은 아카리.
후카마치 카즈오가 두고 간 라벤더를 발견하고.

마주치는 두 사람.

한편 교복 주머니에 찾은 테이프를 찾게 된 아카리.
친구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본다.
'마지막 벚꽃은 그리지 말아줘.'

아카리는 이유 모를 눈물을 흘리고.
테이프 아래 감춰져 있던 쪽지.
'미래의 벚꽃을 볼 그대에게'

36년 전의 벚꽃길로 돌아온 아카리.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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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창작과비평사

  [엄마를 부탁해]는, 한 가족이 서울역에서 사라진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 그녀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모아 한명의 '엄마'를 그려낸다. 자식이 보았던 엄마, 남편이 보았던 아내는 동일 인물이지만 그 둘이 보는 엄마는 다르다. 공통점이라면 그들이 모두 '엄마'가 당연히 '가정'에 있어야 하는 인물로 취급했다는 정도일까.

  엄마를 찾으면서 시작되는 회상은 종이 위에 떨어진 물방울이 점점 넓게 젖어들듯이 가까운 기억에서부터 오래되고 빛바랜 먼 옛날의 추억까지 파고 들어간다. 딸의 이야기, 아버지의 이야기 등이 모여 '항상 그곳에 있던 그녀'에 관한 구체적인 과거를 그린다.
  홀로 자식들을 키우고, 명절이면 친가에 보낼 음식들을 홀로 장만했으며, 곡식을 키우는 등 엄마는 한 여인이 도저히 혼자 할 수 없을 일들을 하며 살았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것들이 그녀가 하고 있다는 인식조차 없었다. 마치 우리가 공기가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듯이 소설은 엄마를 그려낸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무언가가 빠져있다. 가족들 또한 회상을 하면서 무언가 빠졌다고는 느끼지만 그것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모르는 채로 회상을 마친다. 그 조그만 '위화감'을 느끼는 건 그나마 가장 그녀와 오래 있던 남편 뿐이며 소설의 마지막 장, 엄마의 영혼이 이야기하듯 엄마는 바람의 입을 빌려서 이야기를 풀어낸다.

  한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였던 그녀 또한 그녀만의 삶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녀도 자신만의 아픔, 슬픔이 있고 의견이 있었으며 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그곳에 당연히 있는 '소품'이 아니었지만 항상 있었기 때문에 가족들은 그녀를 잊어버렸다. 그녀의 자식들 중에는 그녀가 까막눈인 것조차 모르는 자식조차 있었다.

  가족들이 떠올린 그녀의 그림이 완성되기 위해 필요했던 조각은 바로 엄마 자신에게 존재했던 욕구와 고뇌이다. 새삼스럽게, '엄마'에게도 '엄마'의 삶이 있다는 것을 나 또한 이제 깨닫는다.

  "엄마는 왜 엄마 인생을 안살아? 누가 그렇게 해달랬어? 엄마도 엄마 인생을 좀 살라고!"

  어릴 적 내 동생이 엄마와 싸울 때 항상 내 동생이 했던 말이다. 내 동생은 엄마와 같은 여자라서 이미 알았던 걸까?
  내가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해'하지 못한 것,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며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을, 동생은 이미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우리 엄마에게도, 엄마 자신만의 욕구와 고뇌가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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